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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주머니

의무(Duty) – 해야 할 일을 지키는 것

by 생각하는 유선생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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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님이 “숙제는 꼭 하고 놀아야 해”라고 말씀하셨을 때,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잔소리쯤으로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철학적으로 보면, 그 말은 단순한 충고가 아니라 ‘의무(Duty)’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의무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책임지고 지켜나가는 자세를 말합니다. 단지 법적으로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옳다고 믿는 일을 실천하는 태도이기도 하지요.

의무란 무엇인가?

의무(Duty)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지켜야 할 책임이나 역할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으로서 공부할 의무, 시민으로서 법을 지킬 의무, 친구로서 신뢰를 지킬 의무 등이 있습니다.

칸트(Immanuel Kant)는 도덕 철학에서 의무를 중심 개념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선의지(Guter Wille)"란 결과가 아닌 **의무에 따라 행동하려는 의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착한 일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직 의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다." – 칸트

칸트의 말처럼, 의무는 누가 보든 안 보든, 그것이 옳기 때문에 지키는 것입니다. 의무는 외부의 강요가 아니라, 내 안의 도덕법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권리와 의무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권리(Right)가 나에게 주어진 자유라면, 의무는 그 자유를 올바르게 사용할 책임입니다. 이 두 개념은 서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 한쪽의 권리가 보장되려면 다른 쪽의 의무가 함께 수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는 『정의론』에서 정의로운 사회란 공정한 제도와, 각 구성원이 **자신의 의무를 책임 있게 수행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는 금세 혼란스러워질 것입니다.

"정의는 권리와 의무 사이의 균형이다." – 존 롤스

예를 들어, 내가 수업을 들을 권리가 있다면, 선생님은 그 수업을 준비할 의무가 있고, 나는 또한 수업에 집중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권리는 상호적인 의무를 동반합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Cicero)는 “국가는 의무를 다하는 시민의 연대에서 출발한다”고 말했습니다. 의무는 단지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기반을 이루는 중요한 철학적 원리입니다.

우리는 왜 의무를 실천해야 하는가?

의무는 때로는 귀찮고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성숙한 자유는,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스스로 수행할 때 이루어진다고 철학은 말합니다.

공자(孔子)는 “군자는 의(義)를 따르고 소인은 이(利)를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즉, 고귀한 사람은 의무와 도리를 먼저 생각하고, 이익은 그 다음이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의무를 실천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의 시작이다." – 공자

또한,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윤리란 생명을 존중하는 의무”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배려하거나 자연을 보호하는 것도, 단순한 선행이 아닌 **도덕적 의무의 실천**인 셈입니다.

의무는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기 위한 실천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롭고 책임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 나는 어떤 의무를 실천하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의무가 단순한 강제가 아니라, 철학적으로 도덕적 자율성과 책임의 표현임을 살펴보았습니다. 칸트, 존 롤스, 공자, 키케로 등 많은 철학자들은 의무를 통해 더 나은 사회와 인간다운 삶을 꿈꾸었습니다.

의무는 우리 모두가 가진 도덕적 자산입니다. 지금 내가 맡은 역할에서, 나는 어떤 의무를 스스로 실천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의무는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을까요?